간암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가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하게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선별검사란 증상이 없을 때 정기적으로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만성 간질환이나 간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암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이 선별검사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팀은 간암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총 319명을 대상으로 간암을 진단받기 전 2년 동안 적어도 6개월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선별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그룹(127명)과, 선별검사를 받아본 경험 없이 일반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간암을 진단받은 그룹(192명)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간암을 처음 진단받을 당시 두 그룹의 병기 진행정도의 차이를 비교해보니, 선별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암 종양 크기가 평균 3cm,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들은 평균 7cm 크기였다. 간암은 특히 종양의 크기에 따라 예후가 많이 좌우되는 것이 특징인 만큼 주기적인 간암 선별검사를 통해 암 덩어리의 크기가 작을 때 발견하는 것이 치료 성공 유무에 가장 큰 조건이라는 점에서 선별검사의 중요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 

또한, 혈관침범(4.7% vs 27.1%)이나 간 외 장기에 전이(2.4% vs 13.0%)되는 정도를 비교했을 때에도 선별검사를 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장은선 교수는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경우 발생원인의 80%가 만성 간질환인 만큼 간염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며,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간경변, 간암으로 가기 전에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고, 이러한 고위험군 선별을 통해 검진 기회를 넓히는 것이 국가적 의료재정 지출을 낮추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대한암학회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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