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정몽원 회장 (사진=만도 홈페이지)

 

지난달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한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만도의 정몽원 회장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9년만의 경영 복귀 이후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임원 및 직원의 20%를 감축했지만, 정 회장은 만도에서 12억6400만원, 한라홀딩스에서 6억5000만원을 받아 총 19억14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최근 발표된 한라그룹 지주사 만도의 2분기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2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1조 4636억원으로 2.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26억원으로 16.5%가 감소했다.

이는 중국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만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저조,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와 미중 무역갈등 등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자동차 시장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넉넉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만도는 지난달 대규모 인력을 감축했다. 정 회장은 당시 직원들에게 “중국 사업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올해 사업계획 달성 여부가 불확실할 뿐만이 아니라 역성장을 하지 않으리라는 장담을 하기 어려운 엄중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생산물량 감소로 회사의 현금창출 능력은 크게 저하됐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비상한 경영효율화 조치들을 결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데이터솜]과의 통화에서 최근 정 회장의 연봉 공개와 관련 “만도는 1962년 설립 이후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처음”이라면서 “결국 경영 실적의 책임을 노동자 등 직원들에게 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한라그룹 노조 “만도가 지주사 한라홀딩스에 지불하는 상표권 사용료가 지나치다”고 비판한다.

한라홀딩스는 만도와 한라 등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배당 등이 주 수입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만도가 지난해 한라홀딩스에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만 230억원에 이른다. 상표권은 실적과 상관없이 매출에 포함된다. 노조는 “상표권 사용료만 줄여도 구조조정 등을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결국 경영 일선에 복귀한 회장의 연봉은 삭감되지도 않고 어떠한 희생도 치르지 않았다”면서 “과거 현대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다. 경영자의 반성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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