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이 간접흡연만으로도 고혈압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병진 교수는 2012년~2016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10만8354명의 자가 설문조사 및 소변 코티닌 측정 수치를 분석한 결과, 간접흡연이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9일 밝혔다.

코티닌은 담배 사용 혹은 연기 노출에 따라 소변에서 검출되는 니코틴의 주요 대사물질로, 흡연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연구팀은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대상자들을 간접흡연 노출 여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간접흡연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그룹에 비해 △과거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노출되지 않는 그룹은 1.07배 증가 △과거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없고, 현재 직장에서만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는 그룹은 1.15배 증가 △과거에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으며, 현재도 가정 또는 직장에서 노출되고 있는 그룹은 1.22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가 나이·성별·BMI·만성질환 등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모두 보정한 상태에서도 유의미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간접흡연 노출 시간, 노출 빈도, 노출 기간에 따른 고혈압 발생 위험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결과 노출 시간, 노출 빈도, 노출 기간에 따라 고혈압 위험이 비례하게 증가했고, 노출 시간이 하루에 1시간 미만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도 고혈압 위험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김 교수는 “니코틴 성분 외 담배에 함유된 다른 물질들이 고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측한다”며, “짧은 시간과 적은 양의 간접흡연도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대한 담배 연기 노출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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