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 사망에 따른 보험금은 줄어들고, 살아있을 때 받는 보험금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은 지난해 사망과 상해, 만기, 입원, 연금 보험금 등으로 모두 30조2165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23조1431억원에 비해 7조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매년 7.64%에 이르는 증가율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작년 같은 기간 14조9094억원 대비 14.81% 늘어난 17조1171억원이 지급되면서 연간 약 34조원의 보험금 지급이 예상된다.

이 중 특히 연금보험상품에서 받는 생존급여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생존급여 지급액은 2014년 6조9793억원에서 지난해 말 9조8032억원으로 4년만에 40.46% 증가했다. 이 기간 생존급여금은 적게는 4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넘게 불어났다. 올 상반기 보험사들은 4조8433억원의 생존급여금을 지급해 연말 10조원 규모를 눈앞에 뒀다. 이는 1990년대 중반부터 노후대비 목적으로 개인연금에 가입했던 보험 계약자들이 몇년전부터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질병·수술 등으로 병원에 입원할 때 지급되는 입원급여금 역시 2014년 7조2718억원에서 8조8167억원으로 21.25% 늘었다. 상해와 만기 등으로 지급되는 보험금까지 합치면 지난해 보험 계약자들이 생존시 받은 보험금은 총 27조3242억원에 달한다. 연말까지 생존보험금 지급액이 31조원을 넘어 5년 만에 증가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 관련 보험금은 증가세가 확 줄어들었다. 사망보험금과 사망급여금 지급액은 2014년 2조4376억원에서 2015년 2조5872억원, 2016년 2조8378억원, 2017년 2조9980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2조8923억원으로 처음으로 감소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사망자 수가 줄어 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사망관련 보험금이 줄어든다. 하지만 지급이 몇년 늦춰진 보험금으로 운용하는 수익률이 3%대임을 감안하면 생존으로 늘어나는 장수리스크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고령화로 장수리스크가 보험업계에 가장 큰 위험으로 떠올랐다"며 "역성장 국면에 들어간 보험사들은 들어올 돈은 좀처럼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나갈 돈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구조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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