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략실서 2년 준비한 PC셧다운제 '폐지'...이마트 관계자 "직원들이 불편해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사진=이마트 홈페이지-네이버)

[데이터이코노미=문유덕 기자] 이마트가 주35시간 근무제의 선제적 정착을 위해 지난해 1월에 도입한 'PC셧다운제'를 18개월 만인 지난 8월에 폐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측이 밝힌 폐지사유가 석연치 않아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측이 지난 8월에 PC셧다운제를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폐지했다.

그러나 PC셧다운제는 이마트를 제외한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35시간 근무제와 PC셧다운제는 지난해 신세계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선도적으로 실행에 옮기면서 주변으로 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2015년 12월 신세계그룹 전략실의 임원급 팀장 10명으로 구성된 '근무제도혁신 TF(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심혈을 기울여 35시간근무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성수동 이마트 본사 직원들은 주35시간 근무제를 반기며 시간을 아껴쓰기 위해 내부 직원식당 이용자가 2017년 12월 대비 22% 증가하는가 하면 본사 휴게실 커피 판매량도 2017년 12월 대비 일 평균 304잔에서 218잔으로 28%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또 2018년 2월 부터는 직원식당에서 도시락까지 테이크아웃하는 서비스도 시작하는 등 노사가 하나로 뭉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18일 이마트 한 관계자가 PC셧다운제를 폐지한데 따른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내부에서 PC셧다운제 때문에 불편하다는 말이 나와서 폐지했다"며 석연치 않은 해명을 하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제도는 그룹 전략실의 임원급 팀장 10여명으로 구성된 TF팀이 2년 동안 해외국가별 현황 스터디, 근무시간 단축폭의 적정성, 근무시간과 연계된 매장 영업시간, 매출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반복한 끝에 도입을 결정한 제도다. 

일각에서는 일부 직원들의 불편하다는 말 한마디가 그룹 임원들이 오랜기간 연구와 각고의 노력 끝에 도입한 제도를 한방에 깔아뭉갰다면서 이마트측의 신뢰성 없는 해명을 애둘러 비판했다.

단지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지난 2분기에 창립 후 26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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