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에서 두통이나 눈 통증 나타나면 '폐쇄각 녹내장'을 의심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더불어 시력을 비가역적으로 저하시키는 3대 실명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40세 이상 인구의 2% 내외가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70대의 경우 40대에 비해 발병률이 3~8배 이상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녹내장 환자는 두드러진 증상 없이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와 시력을 상실하는 ‘개방각 녹내장’ 환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체 녹내장 환자의 10% 미만은 두통과 안구통 등 뚜렷한 증상을 나타내는 ‘폐쇄각 녹내장’이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안압이 급작스럽게 높게 올라가 심한 두통과 안통, 시력 감소, 구역 및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발작성 통증은 많은 경우 밤 또는 어두운 공간에서 장시간을 보냈을 때 나타난다.

하지만 급성이 아닌 ‘간헐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 편두통 양상으로 수년에 거쳐 반복적으로 두통이 나타난다. 특히 어두울 때 두통 및 뻐근한 안구통,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이 경우 흔히 편두통 혹은 머리 쪽 이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시형 안과 교수는 "폐쇄각 녹내장은 ‘안축장’, 즉, 눈 길이가 평균치에 비해 짧은 경우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내장이 점차 진행하면서 폐쇄각 녹내장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작은 체구의 중년 여성에서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잦다. 키와 체구가 작은 경우, 눈 크기도 작은 경향이 있다 보니 전방각이 좁아 잘 막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 숙여 일하면, 동공이 커지고 수정체가 앞으로 이동해 전방각이 좁아지면서 방수의 흐름에 장애를 주어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할 위험이 더 커진다. 따라서 안축장이 짧으면서 백내장이 있는 사람은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 숙여 일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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