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전자 "우리만의 문제 아냐, 정수기 업체 공통 사안"...명예훼손 운운
업계 관계자 "설계결함 가능성 커, LG정수기보다 4배 큰 코웨이 민원 이렇게 많지 않아"
LG정수기 문제 10월에 집중...한국소비자원 "타사 민원 일시적 증가 없어"

LG정수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정수기에 곰팡이가 생겨 환불도 안되고 AS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고 임시방편적인 단열재만 붙혀준다며 한 카페에 올린 하소연 글. 리콜문제를 둘러싸고 LG전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맘스비 인터넷카페 캡처)

[데이터이코노미=문경호 기자] 최근 의류건조기에 대한 집단분쟁에서 불편을 겪은 247명에게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는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를 받게된 LG전자가 이번에는 정수기에서도 곰팡이가 발생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글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 동안 쌓아온 회사이미지는 물론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무너지고 있다.

시중에 깔린 LG정수기가 62만대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곰팡이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수 없는 가운데 명확한 원인규명을 하기 보다는 업계 공통의 문제라고 주장하거나 명예훼손을 운운하면서 언론을 압박하는 등 홍보팀 관계자의 대응자세도 정수기 곰팡이와 함께 도마에 올랐다. 

지난 10월 LG전자 정수기에 곰팡이가 생겼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글이 포털사이트 카페를 중심으로 10월 달에 집중적으로 올라와 <데이터솜>이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한걸음 더 들어가봤다.

10월 22일 '제주맘'카페에 닉네임 '제주맘사랑'님은 "(의류)건조기에  이어 정수기도 난리났어요 ㅜㅜ...(의류)건조기 때문에 가입한 카페에서 정수기 곰팡이 사진 계속 올라와요"라며 "울집 정수기도 엘지 미쳐버리겠네요"라며 실망감과 걱정스런 마음의 글을 올렸다.

그는 또 "3개월마다 분명 케어 받았는데 어찌 곰팡이가 생길까요, 생겼으면 진작 이야기 해야지 모른척 깨끗한척 아무말도 안하고 넘어간 케어매니저들 이해가 안가네요, 제주도잖아요 걸러걸러 서로 알고 지낼텐데 그리 하실 수 있나요"라며 "사진으로는 그나마 까맣게 보일 뿐 직접보면 미칩니다"라고 분한 마음을 격하게 표현했다.  

같은달 23일에는 또 다른 카페에 '야호야호 KT49513'님이 "어머나;; 완전 어이없네요 ㅡㅡ;;보고도 말도 안했을뿐아니라 교체도 안하고 그냥 가리기만 하다니요;; 수거요청한다니 위약금이야기만 하더라구요 완전 화나요 ㅠㅠ"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지난 4일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데이터솜>과의 통화에서 "외부환경에 따라 결로현상으로 인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며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업계 공통의 문제다"고 항변하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수 차례에 걸쳐 '명예훼손' 운운하며 언론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한 인터넷언론은 '건조기에 이어 정수기까지 일파만파'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타사와 다른 구조를 가진 LG전자 모델에서만 두드러지게 발생하는 문제이며 이는 설계결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업계의 지적을 보도했다.

한국소비자원도 해당 언론을 통해 '직수정수기 전반의 문제'라고 밝히면서도 'LG정수기 곰팡이 민원은 10월 한달 동안 10배나 급증했지만 LG전자 외 타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신고는 일시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 LG전자 측이 주장하는 '업계 공통의 문제'라는 말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20일 한 업계 관계자도 <데이터솜>과의 통화에서 "LG정수기의 설계결함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업계 공통의 문제라면 시장점유율이 코웨이의 25%정도 밖에 안되는 엘지정수기에 대한 민원이 이렇게 많으면 정수기 시장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코웨이 정수기에 대한 민원은 4배 이상 더 많아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 고 말했다. 

관려업계 관계자들의 지적과 지난 10월 소비자원에 접수된 LG정수기에 집중된 민원과 카페글 등을 종합해보면 LG정수기의 구조적인 문제 즉, 설계결함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약 설계결함 문제로 밝혀진다면 3개월 마다 가정을 방문해 곰팡이를 닦아 줄 것이 아니라 전량 리콜을 실시하던지 아니면 의류건조기 사례에서 보듯이 불편함을 겪은 소비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던지 어떤 형태로의 보상이 이루어져야 소비자들이 납득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이 카페에 불만 글을 올리는데 그칠 것인지 아니면 의류건조기 사례처럼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접수할 것인지 또는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로 피해자들이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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