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만다, 완경을 축하해요!"


화려한 도시 뉴욕을 살아가는 네 명의 커리어 우먼들의 우정을 그린 유명 TV시리즈 '섹스앤더시티'에서 사만다는 더이상 생리를 하지 않자 이렇게 소리 질렀다. 

"난 한 물 간 거야! 다 끝났다고!"

마치 여성으로서의 기능이 임신과 출산뿐인 것 마냥 생리가 끝났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대표적인 예이다. 

일반적으로 폐경으로 불리는 완경(完經)은 ‘월경이 완성됐다’는 뜻이다. '완경'은 중년 여성들 중 특별한 이유 없이 1년 이상 월경이 지속되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닫혔다'는 의미의 '폐경(閉經)'은 곧 늙음에 대한 신호로 인식되었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고 이 시기가 온 많은 여성들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완경은 곧 '여성성의 종말'처럼 여기고, 갱년기 증상과 묶어 마치 질병처럼 극복의 대상처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완경을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이자 이 시기를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리학자 로빈 스타인 델루카는 '호르몬의 거짓말'이라는 책을 통해 완경기 여성들과 인터뷰를 했었다. 인터뷰 결과 많은 완경기 여성들은 더 이상 생리와 생리통을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는 점과 자신에게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는 점을 들어 이 시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완경기는 자식들의 독립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초경이 달리기의 스타트라면 완경은 마지막까지 달린 완주의 의미다. 수십년 간 열심히 자연의 섭리를 이행해 온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만다들에게 수고했다고 정말 잘 해왔다고 축하하고 또 새로운 휴식과 도전을 위한 격려를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너를 사랑해, 하지만 나를 더 사랑해(I love you, but love me more)”를 외치던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더 사랑스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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