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가해자에 3개월 감봉조치만...피해자와 같은 부서 근무 방치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이 성희롱, 이를 감싸는 또 다른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은 조치없어
내부 직원이 '블라인드'앱에 고발 글 올리면서 외부로 알려져

하나투어가 심각한 수준의 성희롱발언을 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부서에 계속 근무하게 방치하고 있어 관계당국의 시급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하나투어직원 블라인드 글/SBS방송 캡처)

[데이터이코노미=문경호 기자] 하나투어가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인 부서장이 저지른 성희롱사건을 인정하고도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부서에 계속 근무하도록 조치하는가 하면 또 다른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이 가해자를 감싸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하나투어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하나투어' 직원 A씨가 사내 성희롱사건과 관련해 올린 글에 따르면 '사내 성희롱고충상담위원으로 있는 B 부서장(여성)이 같은 부서 여성직원에게 "남자는 사귀기 전에 먼저 자봐야 한다, 남자 부서장한테 술마시자고 해라, 애교부리고 친분 쌓아야 한다' 는 등의 심각한 수준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몸이 안좋다는 여성직원에게 양기가 부족하니 남자만나라, 남자친구와 약속이 있어 가는 여직원에게 이 시간 이후 남친과 뭐했는지 모두 보고해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회식 후에는 남성 직원들을 강제로 한번씩 포옹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또 다른 '성희롱고충상담위원' C씨가 '도대체 저게 왜 성희롱인지 고발한 애가 이해가 안된다'며 회식자리에서 주장했다. 성희롱고충상담위원(여성)이 저지른 성희롱을 또 다른 성희롱고충상담위원(여성)이 감싸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하나투어 측은 가해자인 B 부서장에게 '감봉 3개월' 징계만 내렸을 뿐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부서에 계속해서 근무하게 내버려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홍보팀 관계자는 2일 <데이터솜>과의 통화에서 "성희롱관련 사건은 최근에 벌어진 일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가해자가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하나투어의 이런 조치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성희롱 가해자가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이라면 (이 사람은)성희롱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회사는 다른 사람으로 선정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피해자는 가해자와 격리해줄 것을 요청하고 회사의 조치가 부당할 경우 노동청에 신고해서 회사의 사후 조치가 적합한지를 조사받게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6월에 홍콩현지 여행사로 부터 줘야될 돈 수억원을 미수로 깔아놓는 등 갑질을 한다고 소송을 당했으며 내부직원들에 의해 '2중장부'폭로를 당하는 등 방송보도를 통해 1등 여행사 하나투어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나투어가 1등 여행사라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갑질과 성희롱 등으로 이루어 온 성과라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직장내성희롱' 문제에서도 '1등 여행사'라는 불명예를 안지 않도록 성희롱사건에 대한 올바른 조치를 시급히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데이터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