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경기지역출신 이성희 회장, 농협은행장 등 요직에 경기 출신으로 채울듯
농협개혁 아닌 이권 다툼의 장 될 수도...막후 인사 비난 의식, 인사 서두를듯
회장 당선시킨 일등공신들 입김에 이성희 회장 리더십 발휘 의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막후 인사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사진=네이버인물정보)

[데이터이코노미=문유덕 기자] 지난 1월 농협중앙회의 첫 경기지역 출신인 이성희 신임회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된 범 농협 인사가 전횡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은행장의 인사권은 NH농협금융지주에 있지만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농협중앙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농협은 ‘실세’로 알려진 허식 상근부회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전격 사임한 데 이어 농협상호금융 대표, 농업경제 대표 등 범 농협 CEO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후임 인사를 두고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됐다. 

이 매체는 농협중앙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호남 출신 김병원 전 회장 인사들이 물러나자 기회를 엿보던 경기 지역 농협 원로들이 득세하며 막후에서 농협 상층부 인사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농협 조직문화의 고질적 병폐이자 농협개혁의 최우선 과제인 지역패권주의가 신임 회장 취임으로 타파되기는커녕 다시 공고해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막후인사를 주도하는 원로들을 ‘경기농협마피아’로 지칭했다. 

또한 “그들은 오래전부터 이 회장의 출마를 주도면밀하게 지원해 왔다”며 “취임 직후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관계사의 요직에 ‘자기사람’을 앉혀 농협 조직을 장악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소식통은 "이미 요직에 내정된 인사들의 명단이 농협 내부에서 공공연히 나돌자 여론을 의식한 ‘막후 실력자’들이 이 회장을 더욱 압박해 다음 주 초 급속도로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농협개혁을 주창하며 공약까지 걸었던 이 회장이 주어진 인사권에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막강한 외압을 행사하는 세력의 실체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농협내부 소식통의 말을 빌려 "막후세력의 정점에 박해진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있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또 박 전 부회장을 중심으로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임원과 경기농협 본부장 출신의 윤종일 전 농협중앙회 임원 등 적잖은 경기농협 인사들이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소식통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 70대 중후반의 고령으로 농협 내에서 오랜 기간 경기 출신의 세력 확장을 꾀하며 조직 장악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이 ‘경기올드보이’들이 농협을 다시 '득세와 이권다툼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이들의 계획대로 요직 인사가 이뤄지게 되면, 농협개혁은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이 자신을 회장으로 만들어준 '투자자'들의 외압을 쉽게 물리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는 이 소식통은 사상 첫 경기 출신 회장의 탄생으로 밖에서는 모처럼 조직이 쇄신되고 개혁의 새바람이 일 것 같던 농협이지만 회장만 바뀌었을 뿐 또다시 특정 지역 출신 원로들의 ‘노욕’으로 구태를 답습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우려했다.

혁신의 길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농민들을 버리고 세력형성과 이권다툼의 길로 나아갈 것인지 이성희 회장의 결심에 달린 것으로 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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