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더워진 날씨로 방역용 마스크 착용에 갑갑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으나 타인 전파 위험이 높은 무증상 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는 마스크 선택 시 고려할 요소를 ‘비말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유효성)’와 ‘호흡 등에 문제가 없는 편안한 착용감(안전성)’으로 보고, 일반인과 호흡기 증상으로 숨쉬기 힘든 유증상자는 외과용·덴탈 마스크가 적합하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대한의학회지(JKMS)’ 오피니언면에 최근 게재했다.

김 교수는 △외과용(덴탈) 마스크 △면 마스크 △공기정화필터 장착 마스크(KF80, KF94, N95)를 대상으로 비말 차단효과와 착용감, 재질, 착용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중 마스크로써의 적합성을 판단했다.

그 결과 통풍이 잘 되는 외과용 마스크는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적어 장시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했다. 마스크 속감에 들어 있는 필터와 방수 처리된 겉면은 비말이 마스크 밖으로 빠져나가는 걸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외과용 마스크는 수술하는 의료진이 말을 하거나 기침할 때 무균 상태의 수술대 위로 비말이 튀는 걸 막기 위해 착용한다. 호흡기증상이 있는 감염 환자에게도 비말전파 방지용으로 쓰이고 있다.

KF94·N95마스크처럼 공기정화필터(해파필터)가 있는 고성능 마스크는 미세입자의 유입을 차단 하지만 해파필터가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호흡기증상이 있는 사람이 KF94마스크와 같은 황사마스크를 쓰면, 기침할 때 나오는 침방울에 의해 마스크가 젖어 단시간에 필터기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필터로 호흡을 하는데 필터가 망가지면, 호흡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질식을 피하기 위해선 마스크의 밀착을 깨뜨려야 하는데, 이 경우 마스크 본연의 비말 차단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반면 외과용 마스크는 바깥 표면에 염료가 비치지 않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 마스크는 착용자의 비말이 타인에게 전파되는 걸 막아주지만, 효과는 외과용 마스크의 3분의 1에 그친다. 다만 마스크를 쓰는 목적 중 하나가 오염된 손으로 코와 입을 만지는 걸 피하는 것이므로, 보호기능 측면에서는 면 마스크나 고성능 마스크 모두 효과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외과용 마스크보다 KF80·KF94마스크와 같은 황사마스크가 감염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효율 마스크에만 의존하면 ‘가짜 안전감’이 생겨, 정작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 예방에 훨씬 도움 되는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할 우려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먼저 손위생과 거리두기부터 철저히 지켜야 한다. 마스크 착용은 타인을 위한 배려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과 호흡기 기능이 떨어진 유증상자는 호흡이 편하고 비말 차단 효과도 있는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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