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수면 습관을 가진 청소년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청소년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최대 1.7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민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청소년기에는 학업이나 진로, 대인관계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쉽게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청소년의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 달리 짜증이나 분노와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데, 보호자가 이를 반항심으로 여겨 다그치는 경우가 많고, 본인도 증상을 알리지 않고 숨기는 경우가 많아 한번 발생하면 증상이 악화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구대림 교수 연구팀은 국내 고교생 8천565명의 취침 패턴과 우울증 간 연관성을 비교·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주 수면시간대 분석에 이용되는 '아침형-저녁형 설문 조사'(MEQ, Morningness-Eveningness Questionnaire)와 '벡 우울척도'(BDI, Beck Depression Inventory) 검사 결과를 종합해 청소년기의 수면패턴과 우울증 사이 연관성을 비교 분석했다. 

밤 11시 취침과 오전 6∼7시 기상을 일반형으로 기준 삼은 뒤 이보다 취침 시간이 두세 시간 늦어지면 저녁형, 앞당겨지면 아침형으로 봤다. 

주 수면시간대에 따른 우울증 발생 위험을 분석한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수면습관을 가진 청소년은 균형 있는 수면습관을 가진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무려 1.7배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에 밀린 잠을 주말에 두 시간 이상 보충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많이 감소한 사실도 확인했다. 충분한 수면이 청소년기 우울증 예방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대림 교수는 "신체가 휴식을 취해야 할 밤 시간대에 깨어있거나 잠이 부족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서적 문제가 우울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히면서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하는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가정에서 자녀의 수면 습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연구저널'(Journal of Sleep Research) 5월호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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