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돌연사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심장마비 또는 심실빈맥은 보통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 등의 위험인자의 종합적인 결과로 관상동맥의 막힘으로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병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돌연사로 사망한 환자 중 관상동맥에 병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10대부터 30~40대의 청장년층에서 발생하는 심장 돌연사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유전성 심장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심정지 발생 수는 연간 25,000명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중 기질적인 심장질환이 없는 급성 심정지 환자가 ‘유전성 부정맥’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대한심장학회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급성 심장마비 환자 1979명을 분석한 결과, 290명(14.7%)이 ‘유전성 부정맥’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관상동맥질환과 같이 후천적인 문제는 위험인자들의 적절한 관리로 예방하거나 돌연사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유전성 부정맥의 경우는 관상동맥질환 또는 기저질환이 없는 가운데 젊은 나이에 갑자기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는 “유전성 심장질환에 의한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라도 부정맥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 심장초음파, 심전도검사, 유전자검사를 통해 신중하게 평가하고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이상 신호나 경고를 간과하게 되면 예방할 수 있었던 심장 돌연사를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유전적인 이상만 있다고 치료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개별 환자에서 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돌연사 위험도를 평가해본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해 급사의 위험도가 중등도 이상이라면 이식형 제세동기,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 등으로 돌연사의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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