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수거 노인의 직업적 손상 유병률은 일반 인구 대비 10.4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교신저자), 안준호 전공의(제1저자) 연구팀이 2019년 서울시 강북구 폐지수거 노인을 대상으로 직업적 손상, 근골격계 통증, 우울증 등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폐지수거 노인 대상 건강 상담 경험이 있는 시민단체(아름다운생명사랑)와 협력해 총 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 참여자의 88.33%가 65세 이상 노인이었으며, 대부분 리어카 및 쇼핑 카트 등을 이용해 수거하고 있었다. 고물상에 평균적으로 가져오는 폐지 및 고물의 무게는 44.44%가 50kg 이상이었고, 일부 수거 근로자들은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도 100kg 이상을 옮기고 있었다. 수거 업무 빈도를 살펴보면 20.37%는 일주일 중 1~2일만 수거했으나, 48.15%는 매일 수거하고 있었다. 

폐지수거 노인을 다양한 인구집단을 대조군으로 비교한 결과 직업적 손상에 대한 연령표준화 유병률이 일반 인구 대비 약 10.42배, 일반 근로자 인구 대비 약 5.04배로 나타났다. 직업적 손상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육체노동자 인구와 비교해도 4.65배 높았다. 

근골격계 통증은 대조군과 비교해 연령표준화 유병률이 어깨, 손목, 무릎, 발목 통증에서 높게 나타났으나, 허리 통증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우울 및 자살 혹은 자해 사고도 대조군들과 비교해 1.86~4.72배 높게 나타났다. 

강모열 교수는 “폐지 수거 일자리를 권유하거나 유도할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 실제로 존재하는 구성원이므로, 최소한의 안전 및 건강에 대한 보호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안전보건교육, 지속적인 야광 스티커와 조끼 배부 및 교체, 인간공학적 리어카 제공을 고려해볼 수 있고, 보다 근본적으로 소득보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지망 확충을 통한 정서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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