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생기는 변비는 단순히 소화 문제를 넘어 평소에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신체 ‘노쇠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정희원 교수와 소화기내과 임지혜 전문의가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 1,277명의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 정도를 조사했다. 

신체 노쇠(frailty)는 노화(aging) 축적에 의한 결과로, 신체 기능이 떨어져 향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낙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노인에게 신체 노쇠가 발생하면 여러 질환으로 이어져 통계적으로 병원 입원 기간이 길고 장애 발생 위험, 치료 후 합병증 발생 위험, 사망 가능성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먼저 전체 조사 대상 노인 중에서 344명(약 27%)은 건강했으며 738명(약 58%)은 노쇠 전 단계, 195명(약 15%)은 노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인 중 136명(약 11%)이 변비 환자였다. 건강한 노인의 경우 변비 환자가 약 4.4%(344명 중 15명)인 반면 노쇠 노인은 약 18.5%(195명 중 36명)가 변비를 가지고 있어 그 비율이 약 4.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대로 노인 변비 환자들은 주관적 피로감, 활동성, 보행 속도,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 등 노쇠 세부 지표들에 해당하는 비율도 최소 1.1배에서 최대 1.7배 더 높았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19로 활동량이 크게 줄다보니 변비 증상이 생긴 노인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는 신체 노쇠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부모님이 먼저 말씀하시지 않더라도 변비 증상은 없으신지 여쭤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비와 신체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섬유질,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맨손 운동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센트럴 소화기병학(BMC 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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