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솜=장진숙 기자] 반복적인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뇌 장애가 있다. 흔히 '간질' 이라고 불렸던 '뇌전증'이다. '간질'은 잘못된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이 심한 점, 용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 등으로 인해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변경 됐다. 

뇌전증 증상은 발작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멍한 상태로 눈을 깜박이는 경우도 있고, 입맛을 다시기도 하고, 옷이나 물건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전신이 뻣뻣해지고, 이후 움찔거리는 경련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작은 대게 몇 초에서 몇 분간 지속되고, 드물게 몇 시간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발작이 발생하기 전, 전조증상으로 이상한 느낌이나 기분을 경험하기도 한다.

뇌전증은 소아기(0~9세)와 노년기(60세 이상)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출산이나 교통사고 등에 의한 뇌 손상, 뇌졸중, 뇌종양, 뇌혈관기형, 뇌염 등 뇌신경세포에 손상을 주거나 과다 흥분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뇌전증의 발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있다. 적은 수면시간, 음주, 이 외에도 몸과 마음을 피로하게 하는 경우, 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 고열이나 감기약에 의해서도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이혜미 교수는 “유전성 뇌전증은 정확한 유전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자와의 연관성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모에서 자식에게 흔하게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조사에 따르면 양 부모가 뇌전증이라도 자녀에게 뇌전증이 유전될 확률은 10% 정도”라고 전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발작의 양상, 발작 전후의 상태, 과거력, 약물복용 여부, 가족력 등에 대한 자세한 병력 청취가 필요하다. 환자와 환자의 가까운 보호자, 환자의 발작을 목격한 사람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뇌전증 치료에서 항경련제 복용은 가장 중요하다. 일부 난치성 뇌전증은 항경련제 이외에 수술적 치료방법을 고려한다. 뇌전증은 난치병일 수 있지만, 불치병은 아니다. 전체 뇌전증 환자로 보면 10명 중 4명이 2~3년간 적절한 약물치료 후 재발 없이 완치가 된다.

이혜미 교수는 “뇌전증으로 진단돼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60% 이상은 발작없이 생활한다”며 “최소 2년 정도 투약이 필요하고, 이후 서서히 줄여서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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