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 당신의 날씨, 2021, ©Texture on Texture (사진=태영건설)

[데이터솜=문경호 기자] 디자인을 강조하는 ‘데시앙’의 태영건설이 광명역세권 일대에 선보이는 미디어&아트 문화단지인 광명 ‘유플래닛(U Planet)’이 준공되면서 단지 곳곳에 배치한 퍼블릭 아트를 한데 모아 서울시 종로구 서촌에 있는 ‘팩토리2’와 ‘막집’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 이어 <미디어&아트 밸리 ‘유플래닛’> 예술 협업 전시는 이달 29일 유플래닛 내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늘의 날씨’를 주제로 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15팀,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 8팀, 벽화 및 조형작업 1팀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 내용 중 ‘오늘의 날씨’는 오늘이라는 현재성과 시간, 장소, 사회적 조건 등을 초월한 인류의 절대적 공동 조건인 날씨를 주제로 작품을 계획하고 개발했다. 각각의 작품은 전 세계의 신기술, 신소재, 친환경 공법 등을 활용하고 도시 구성원을 연결하고 공동의 경험을 만드는 퍼블릭 아트를 만들어 냈다.

이 가운데 참여 작가 중 바래(BARE)는 <당신의 날씨>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실내 공간에 사람의 감정으로 이루어진 날씨를 조성한 것이다. 방문객의 감정을 인식한 데이터 값에 근거해 상호작용하며 작품의 빛과 움직임이 계속 변화한다. 

바래(BARE)의 전진홍ㆍ최윤희는 리서치를 기반으로 건축 설계, 연구, 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급변하는 도시 환경과 시간에 조응하는 사물의 생산과 순환체계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 바래의 신작 ‘당신의 날씨’는 미디어&아트밸리 유플래닛에 자리한 T-Tower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다음은 바래 일문일답.

■ 유플래닛 공공미술 전시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출품 작품 컨셉트 소개

미디어&아트 밸리 유플래닛에 설치하는 미술 작품이 일상 공간에서 대중이 향유할 수 있는 공공미술의 역할을 확장하고자 하는 기획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 더불어 '오늘의 날씨'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서 평소 가지고 있던 우리의 관심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사람의 감정은 종종 날씨에 비유된다. 이 작품은 마치 날씨가 우리의 일상과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누군가의 감정 또한 주변 다른 이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실내에 사람들의 감정으로 이루어진 날씨를 조성한 인터랙티브 작업으로 관람객의 감정을 인식한 데이터 값에 따라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변화하는 작품이다. 관람객은 작품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고 작품은 관람객에 따라 다채롭게 빛과 움직임을 선보임으로써 또 다른 관람객의 공간 경험과 감정에 영향을 주게 된다. 

■ 작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머리로 만들고 손으로 생각’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으며 통합되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디자인과 메이킹을 통해 생각을 물리적으로 구체화하며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 제작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프로토타입은 신체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교감하고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매력을 지니고 있어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미디어와 기술 발전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하는 것 또한 작업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다. 

■ 이번 신작 포함해 바래가 지향하는 작품 방향성은?

기술 발전과 함께 변화하는 사회의 속도에 개인이 발맞추어 가기가 어렵고 한편으로는 그러한 속도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쫓아 가면서 지치기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기술은 우리 삶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 작품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즐기면서 타인과 관계 맺기를 하고 새로운 관점을 경험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CCTV 카메라는 주로 불특정 다수를 기록하거나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개인의 표정을 인식하고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예술 작품은 우리의 예술과 기술의 만남으로 새로운 관점을 생성하는 가능성이자 경험이 된다. 

■ 공공미술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와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공공미술은 도시의 열린 공간에서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공재이다. 개인이 소유해서 오롯이 개인의 감상 대상이 되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평소와는 다른 공감각적 차원의 경험을 제공하고 주변을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공공 장소에서 타인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한 사회가 공동의 기억을 갖게 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도시의 바쁜 삶 속에서 잠시나마 본인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작품을 지나가는 순간은 찰나이지만 ‘나만의 날씨’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경험을 하길 기대한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미디어&아트 밸리 유플래닛에서 많은 이들이 공공미술 작품을 사유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영감을 얻는 방법은 무엇이며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작업을 진행하며 서로 대화를 많이 한다. 대화 속에서 오고 가는 질문과 나와 다른 생각들이 창작의 원동력이 된다. 개인적 시간이 주어질 때는 여행을 다니는데 낯선 환경에 스스로를 놓아 보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앞으로 신작 작업에서 고민한 지점들을 더 넓고 깊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들이 이어졌으면 한다. 이 작품은 시각 정보 한 가지만을 사용했는데 다음 기회에는 여러 종류와 방식의 감정 데이터를 활용해 복잡미묘한 감정을 드러내고 싶다. ‘예술’이란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와 같다.

한편 최근 창원 유니시티 조경 디자인을 통해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태영건설은 15일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데시앙’ 디자인을 광명 유 플래닛을 통해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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