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귀의 힘이 센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 증상 위험이 3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팀이 2015년과 2017년에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9,589명을 대상으로 악력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우리나라 성인 중 남성의 자살사고 비율은 4.1%, 우울 증상 유병률은 9.4%였다. 여성은 자살 사고(5.2%)ㆍ우울 증상 유병률(14.9%) 모두에서 남성보다 높았다.

자살사고가 있는 남성의 평균 악력은 37.5㎏으로, 없는 남성(41.2㎏)보다 낮았다. 여성도 자살사고가 있으면 평균 악력이 23.3㎏으로, 없는 여성(24.4㎏)보다 낮기는 남성과 다를 바 없었다. 남녀 모두 우울감이 있으면 평균 악력이 낮았다.

윤 교수팀은 연구 대상 성인을 각자의 악력 크기에 따라 상ㆍ중ㆍ하 등 3단계로 분류했다. 악력이 ‘상’인 남성의 자살사고와 우울 증상 위험은 ‘하’인 남성보다 각각 46%ㆍ32% 낮았다. 악력이 ‘상’인 여성의 자살사고와 우울 증상 위험도 ‘하’인 여성보다 각각 37%ㆍ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handgrip strength)은 ‘손바닥으로 물건을 쥐는 힘’으로, 특정 근육이나 근육근이 발휘할 수 있는 최대 힘(maximum force)을 뜻한다. 이는 전반적인 근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질병과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생체지표다. 악력의 감소는 신체기능의 악화와 사망률 증가와 관련돼 있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우리나라 성인 남녀에서 악력은 자살사고와 우울감과 반비례했다”며 “비용이 저렴하고 측정이 간단한 악력을 자살사고나 우울감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연구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악력과 정신 건강의 연관성: 국민건강영양조사(2015년, 2017년))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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