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현상이 지나치게 빨리 시작되는 질환을 성조숙증이라고 하는데 2010년~2020년 사이에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아이들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2020년에는 예년과 달리 큰 폭으로 늘어났다.
성조숙증은 여아 8세, 남아 9세 미만을 기준으로 또래보다 2년 이상 일찍 발달이 진행될 때 진단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희 교수는 "뚱뚱한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또래보다 발육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성조숙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만으로 성호르몬이 조기에 분비돼 신체적으로 빠른 성장이 일어났을 뿐 성인이 됐을 때의 최종 키는 작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0년 2만8251명에서 2020년 13만6334명으로 10년 새 5배 가까이 늘었다. 원인은 성장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증가한 데다 늘어난 소아비만,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신희 교수는 "성장이 또래보다 매우 빠르거나 뼈나이(골연령)가 아이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서 있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길 경우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치료는 원인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기질적 원인이 있다면 그 원인질환을 치료한다. 기질적 원인이 없는 특발성 성조숙증의 경우는 사춘기 지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능하면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고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덜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김신희 교수는 "어린 나이에 사춘기를 겪게 되면 아이들이 당황하고 힘들어 할 수 있으므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사춘기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며 단지 친구들보다 좀 더 빨리 찾아온 것이라고 이해시키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