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 속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약물 등을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데이터솜]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연도별 진료실인원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13년 2만 4379명에서 2017년 5만 1256명으로 5년 간 2.1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21%를기록했다.

이렇듯 매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비(非)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은 나중에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에 따르면 2009∼2010년 건강 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성인 60만 8994명(국민건강보험 공단 자료)을 2020년 말까지 추적 관찰했다.

먼저 박 교수팀은 지방간 지수(FLI)를 활용해 연구 대상자를 ‘FLI가 낮은 그룹’ㆍ‘FLI 중간 그룹’ㆍ‘FLI가 높은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FLI가 높을수록 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이 추적한 10년간 8.0%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중 7.7%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0.1%는 혈관성 치매 환자였다.

FLI가 낮은 그룹은 치매 위험이 4% 낮았다. FLI가 높은 그룹, 즉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은 5% 높았다. 특히 FLI가 높은 그룹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 위험은 FLI 중간 그룹보다 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을 특별히 높이진 않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식을 피하고 간식, 음료 등 당분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예방할 수 있다.

미국에선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정상보다 작은 뇌를 가졌으며 이는 뇌 노화 과정의 가속화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뇌의 노화 속도를 높여 치매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며 “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관리하면 치매와 관련한 질병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비알콜성 지방간과 고령자의 나중에 일어난 치매 사이의 연관성)는 대한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데이터솜=곽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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