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 5세 아동 10명 중 8명, 만 2세 아동 10명 중 3명 이상이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일제 이상 학원을 다니는 경우 하루일과의 상당부분이 학습으로 이루어져 초등학생도 소화하기 어려운 일과로 생활하고 있어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에 심각한 우려를 끼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산하 국가 정책 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의 사교육 노출, 이대로 괜찮은가’ 제목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2세 아동과 5세 아동의 사교육 비율이 각각 35.5%, 83.6%에 달했다. 이는 2016년 8~10월 전국 만 5세 유아의 부모 704명과 만 2세 유아의 부모 53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외의 학원, 문화센터, 가정 등의 장소에서 개인 및 그룹 교습으로 시간제 혹은 반일제로 이뤄지는 예체능 활동과 학습 활동, 학습지와 온라인 학습'을 사교육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2세 아동의 주당 사교육 횟수는 2.6회, 1회당 교육시간은 47.6분이었다. 5세는 주당 5.2회, 1회당 50.1분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이 주로 평일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만 5세 유아는 매일 1회 이상의 사교육을 받는 셈이다.

사교육은 주로 ‘학습 과목’에 집중됐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만 5세 어린이가 가장 많이 받는 사교육 수업은 한글, 독서, 논술 등을 배우는 국어 수업(24.5%)이었고, 이어 체육(19.0%), 수학(17.3%)이 뒤를 이었다. 만 2세의 경우도 국어 수업(28.6%)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체육(15.1%), 미술(14.5%), 과학·창의(10.2%)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비율을 따지면 만 2세와 5세 모두 국어, 수학, 과학과 같은 학습 관련 수업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기관을 다니는가, 가정 보육을 하는가에 따라 편차가 있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2세의 경우, 하루 중 사교육 시간은 13분으로 짧았지만, 가정에서 양육할 때에는 70분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어학원, 놀이학원, 유아체능단 등 학원을 다니는 만 2세는 하루일과 중 4시간 45분을 사교육에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원을 다니는 만 5세 어린이의 경우에는 길게는 하루 6시간 15분을 사교육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러한 실정에도 부모들은 여전히 현재 참여하고 있는 사교육 수준이 적당하거나 오히려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2세 부모 가운데서도 사교육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10명 중 7명(69.4%), 부족하다는 사람은 10명 중 3명 가까이(26.9%) 됐다.

한편 국외학자들이 제시하는 권장 숙제시간(집에서의 공부시간)에 영유아는 아예 제외되어 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라도 하루에 0~30분(Cooper, 2008) 혹은 1주일에 10~20분 정도의 1~3개의 숙제(Zentall, 1999)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에 국내 육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영유아들의 학습시간이 지나치게 길게 나타나 사회·정서 발달을 방해하고 불안, 우울, 공격성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영유아기의 무분별한 사교육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이터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