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의 부양 의무에 지친 ‘낀 세대’로 여겨졌던 50, 60대 한국인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하려는 의지가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에도 인생 2막에 열정을 쏟으며 자신을 재발견하는 ‘리본(Re-born) 세대’의 등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라이나전성기재단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함께 전국 50∼64세 성인 남녀 10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작성한 ‘대한민국 50+ 라이프 키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5060 리본 세대들은 가장 소중한 존재로 ‘나 자신’을 꼽은 응답이 5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배우자(40.3%), 자녀(33.4%), 부모·형제(28.3%)가 뒤를 이었다.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챙기던 부모 세대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리본 세대들은 자녀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 며느리에게 ‘시월드’를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했다. 여성 응답자의 48.6%는 ‘초대받을 때만 자녀 집에 간다’고 했고, 27.7%는 거의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회사와 가정에 얽매여 살았던 데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해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특히 55세 이하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재취업이나 창업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도전하고 싶은 자격증으로 조리사가 34.9%로 가장 많았고 외국어(34.1%), 공인중개사(32.0%) 등의 순이었다.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로는 ‘휴양지에서 한 달 살아보기’(58.5%), ‘세계 일주 하기’(52.6%), ‘사회에 의미 있는 일 하기’(47.4%) 등이 꼽혔다.

연구를 진행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1990년대 등장했던 X세대가 50대에 접어들면서 이전 부모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며 “중년 세대를 흔히 부모, 자식 사이에 ‘낀 세대’로 보는데 오히려 나를 찾아가는 ‘깬 세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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