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이례적으로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2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자산 1위(지난해 말 기준)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21.14%로 지난해 12월(연 21.61%)보다 0.47%포인트 낮다.

2위인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연 25.87%에서 지난달 연 21.68%로 4.19%포인트 낮췄다.

자산 기준 10위 안에 있는 저축은행들이 모두 지난달 기준 가계 신용대출 금리가 6개월 전보다 최소 0.11%포인트에서 최대 4.75%포인트 내려갔다.

웰컴저축은행은 4.68%포인트, JT친애저축은행은 4.75%포인트 낮아졌다. 한국투자저축은행(-0.11%p), 애큐온저축은행(-2.91%p), 유진저축은행(-1.17%p), OSB저축은행(-0.59%p), 모아저축은행(-2.39%p), 페퍼저축은행(-2.04%p) 등도 가계 신용대출 금리를 내렸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4.10%에서 연 4.23%로 올랐다.

시중은행은 대출 금리를 높이는데 저축은행들은 거꾸로 움직이는 배경에는 금융당국 압박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여신금융기관에 적용되는 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연 24%로 내렸고, 4월 취임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저축은행을 겨냥해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고리대출 저축은행에는 언론 공개와 대출영업제한 등 고강도 대응도 하겠다고 경고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저축은행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도 대출 영업실태를 공개하고, 합리적 금리산정 체계 구축을 위해 저축은행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이므로 정부 정책 기조에 영향을 받는다"며 "다만 과도한 규제는 시장 자율적인 경쟁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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