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고혈압 진단 기준을 기존 140/90mmHg 이상에서 130/80mmHg 이상으로 강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더불어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도 130/80mmHg 이하로 더 철저하게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발표된 새로운 고혈압 진단 기준을 적용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 환자로 분류되고, 고혈압 기준이 강화되면서 사회적인 부담이 보다 커질 것이라는 점 등이 주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은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0세 이상의 성인 1만 5784명의 데이터를 분석, 미국 가이드라인을 국내에 적용했을 때 예상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 이상으로 강화하게 되면 한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기존 30.4%에서 49.2%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들을 1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130/80mmHg 이하로 혈압조절을 철저하게 한 환자들은 기존의 140/90mmHg 이하를 목표로 조절한 환자 그룹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1%나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이지현 교수는 “고혈압 환자들이 본인의 목표 혈압을 보다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경우,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했다” 전했다.

덧붙여 강시혁 교수는 “사실 미국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고혈압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고 식습관 및 운동을 통한 예방과 비약물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 신장질환, 치매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인자인 만큼, 일찍부터 혈압에 관심을 갖고 최적 수치인 120/80mmHg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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