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여파로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으나, 서울 도시근로자가 내집마련을 하는 기간은 오히려 금융위기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써브가 서울지역 109㎡ 아파트 평균매매가(재건축 제외)와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8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금융위기 전후의 내집마련 기간을 산출 비교했다.

현재 서울에서 109㎡를 마련하기 위해 한 푼도 쓰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1년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작년 9월초(11년1개월)에 비해 5개월이 더 증가된 것이다.

이러한 기간은 아파트 평균매매가와 평균소득을 나누어 기간을 산출한 것이다. 서울 109㎡ 평균매매가는 5억2,963만원(작년 9월초)에서 5억2,807만원(13일 현재)으로 0.29% 하락한 반면,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은 3/4분기 399.4만 원에서 4/4분기 383.2만 원으로 4.05%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과 개별 아파트별 차이는 있겠지만 서울 평균적 집값은 거의 변동이 없었던 반면 상대적으로 도시근로자의 가계 소득은 더 하락해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내집마련 기간은 16년4개월에서 16년9개월로 5개월이 늘었다. 하지만 강남,서초,강동구는 모두 줄어들었지만 송파구만 유일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올해 초부터 입주폭탄으로 인한 하락세가 진정되고, 제2롯데월드 허가등의 호재로 인하여 일부 집값이 회복되면서 11개월(16년9개월→17년8개월)이 늘어난 반면 서초구가 12개월, 강남구 8개월, 강동구는 5개월이 줄었다.

또한 비강남권도 9년8개월에서 9년11개월로 3개월이 늘어났다. ▲광진구(▽4개월) ▲마포구(▽4개월) ▲도봉구(▽2개월) ▲양천구(▽2개월) ▲성북구(▽1개월)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간이 늘어났다. 그 중 종로구가 8개월(10년4개월→11년)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인천 지역이 1개월(5년11개월→6년)로 소폭 늘어났지만, 1기 신도시는 8개월(11년1개월→10년5개월), 경기도(신도시 제외)는 3개월(6년9개월→6년6개월)로 줄었다.

부동산써브 리서치센터 박준호 연구원은 “평균아파트 가격을 살펴보면 실제 거래되는 가격은 하락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은 제자리를 지키려는 현상으로 풀이된다”며 “하지만 4/4분기 도시근로자 소득이 대한민국 상위 35%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제 내집마련 체감도는 더욱 어렵게 느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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