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독립시킨 후 본격적으로 은퇴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14일 LG경제연구원은 <캥거루 자녀, 부모의 은퇴 준비기간 단축시킨다>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 독립 후 은퇴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난해 우리나라는 8.7년으로 일본(12.4년), 미국(15년)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은퇴연령에서 자녀의 독립연령과 부모-자녀의 연령격차를 제한 값이다.




우리나라 부모의 자녀 독립 후 은퇴 준비기간은 1995년 10.3년에서 ▲2000년 9.8년 ▲2005년 9.1년 등으로 감소세에 있다.

이는 구직난 등으로 청년세대의 독립시기는 점차 늦춰지지만 부모의 은퇴연령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서 신규 취업 시기를 독립 시기라고 가정해 계산한 결과, 신규 취업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25.2세로 30년 전보다 2.2세 많아졌다. 이 또한 일본(22.7세), 미국(20.9세)과 비교 시 2~4세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지금의 은퇴연령 상승률과 더불어 올해 청년 취업 연령인 25.2세가 유지된다면, 2030년 은퇴 준비기간은 5.0년으로 줄어든다.

한편, 노후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장년 세대에게 은퇴 준비의 가장 큰 걸림돌 역시 생활비나 주택마련 자금보다 자녀 교육비 부담이었다.

2007년 하나금융그룹과 한국 갤럽의 공동조사를 보면,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로 61.2%가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를 꼽았다. 실제 우리나라 가계소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상반기 7.4%에 달했다. 이는 미국(2.6%), 일본(2.2%), 독일(0.8%)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상당수의 잠정적 은퇴자들이 노후에 필요한 은퇴 자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어 고령화의 충격이 가중될 것”이라며 “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교육 정책이 은퇴 준비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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