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그룹웨어 근태관리 시스템 도입 검토
지난해 4월 '이석 알림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다가 반발 여론에 밀려 철회했던 LIG넥스원이 최근 그룹웨어를 통한 출퇴근 인증 제도로 선회하는 ‘꼼수’를 벌여 논란이 됐다.
일찍이 호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성과급 지급, 경영진의 비상경영 메시지 논란 등이 제기된 것과도 전혀 무관하지 않은 사안이라 더더욱 문제다. 기업 내 내홍은 업무 효율성과 사기 저하를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업 미래에 치명적일 수 있어서다.
앞서 철회된 바 있는 이석 알림 시스템은 직원이 자리를 비울 시 사유를 입력해야 하고, 직원 PC 동작이 20분 이상 없는 경우 '자리 비움'으로 감지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시스템이다. 업무 효율을 저해하고 사적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에 도입 시도가 철회됐다.
최근 인터넷신문 ‘더팩트는 LIG넥스원이 출퇴근 시 그룹웨어를 통해 출퇴근을 인증하는 제도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사 출입 게이트 태그 시각과 그룹웨어 출퇴근 인증 시각이 15분 이상 차이가 나면 소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LIG넥스원 직원으로서는 출근도장을 두 번 찍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방산업계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성과급 지급에 이어 ‘비상경영’ 언급까지 나온 마당에 회사가 재차 근태관리 카드를 들고나온 것도 직원 불만을 부채질하는 부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2024년 연간 매출액 3조 2763억 원(전년 대비 42% 증가), 영업이익 2298억 원(24% 증가)을 내며 매출과 영업익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방위산업 호황으로 LIG넥스원은 올해 1분기에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1136억 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까지 냈으나 직원들 사이에선 ‘쥐꼬리 성과급’ 논란이 나왔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회사가 2024년 실적 기준으로 지급한 성과급은 기본급의 105%(연구직 기준) 수준에 그쳐, 경쟁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본급의 710%에 일시금 500만 원을, 현대로템은 기본급 500%에 일시금 1800만 원을 지급한 것과 크게 대비됐다.
올해 3월부터 진행 중이던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은 부결됐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올해 4월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급변하는 국내외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비상경영'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적도 잘 나오는데 회사가 직원만 쥐어짠다는 의혹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특히 회사의 근태 관리 강화 시도가 신 대표의 취임 이래 이어졌기 때문에, LIG넥스원 직원들에게 일련의 근태관리 강화 시도야말로 현 경영진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충분하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사측의 이른바 ‘비상경영’ 선포 이래 회사 구내식당의 식단 질이 떨어지고, 출장자 처우가 악화되는 등의 현상이 뒤이었다는 증언도 확인된다. 정작 ‘비상경영’을 외친 당사자인 신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6억 2100만 원의 보수를 받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