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8년 만에 최고…11월 CCSI 112.4로 반등
3분기 성장률·관세 불확실성 완화에 심리 회복, 집값 전망은 다소 진정
11월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회복되면서 경기와 가계소득에 대한 기대가 함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은 여전히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많지만 10월 급등세보다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4로 10월의 109.8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7년 11월의 113.9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장기평균치 100을 뚜렷이 웃도는 낙관 구간을 6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표로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200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 6개 구성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10월 94에서 11월 102로 8포인트 뛰며 전체 지수 상승을 가장 크게 이끌었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도 같은 기간 91에서 96으로 5포인트 올랐고 가계수입전망 지수는 102에서 104로 2포인트, 생활형편전망 지수는 100에서 101로 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96으로 전월과 같았고 소비지출전망 지수도 110으로 변동이 없어 체감 지출 계획은 당분간 신중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91에서 95로 4포인트,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95에서 98로 3포인트 상승해 고용과 금리 환경에 대한 전망도 한 달 전보다 다소 개선됐다.
현재가계저축 및 가계저축전망 지수는 각각 99, 102로 전월보다 1포인트, 2포인트씩 올라 저축 여력에 대한 인식이 소폭 나아진 반면 현재가계부채와 가계부채전망 지수는 각각 98, 96으로 모두 1포인트씩 하락해 부채 부담 인식은 여전히 높게 남아 있는 것으로 읽힌다.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는 일부 조정이 나타났다.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10월 122에서 11월 119로 3포인트 떨어져 상승 기대가 다소 완화됐지만 6월 이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물가에 대한 인식과 기대는 전월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0%에서 2.9%로 0.1%포인트 낮아졌고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6%에서 2.5%로 0.1%포인트씩 낮아져 중기 물가 기대는 소폭 안정되는 모습이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을 2~3%대로 본다는 응답 비중은 31.1%로 가장 높았고 1~2%대와 3~4%대 응답이 그 뒤를 이으면서 전체적으로 2~3% 안팎의 온건한 물가 전망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는 농축수산물(51.0%)과 공공요금(36.1%), 석유류 제품(30.5%)이 주로 지목됐다.
전월보다 석유류와 집세를 꼽은 비중이 늘어난 점은 에너지 가격과 주거비 부담에 대한 체감 스트레스가 여전히 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점이 소비자심리지수 반등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여름 국내외 정치·통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큰 폭으로 위축됐다가 관세와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기저효과까지 더해 심리가 빠르게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한편 11월 소비자동향조사는 11월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실제 응답 2276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