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견과·올리브유 풍부한 식단, 만성 변비 위험 20%↓
9.6만명 30년 추적 연구…서구식은 위험 20% 이상↑
채소와 견과류, 올리브유 같은 건강한 지방과 식물성 식품 중심의 식단이 중·장년층의 만성 변비 위험을 뚜렷하게 낮춘다는 대규모 장기 코호트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위험 감소 효과는 식이섬유 섭취량과 무관하게 나타나 기존의 섬유질 중심 예방 권고를 넘어서는 새로운 근거로 평가된다.
26일 미국의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소화기내과의 카일 스탈러 교수 연구팀은 만성 변비 예방 효과를 중심으로 다섯 가지 식단 패턴이 장기적 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총 9만5917명의 중·장년 성인을 오랜 기간 추적하며 장기 식습관과 만성 변비 발생의 연관성을 관찰했다.
만성 변비는 일 년 중 12주 이상 지속된 증상을 기준으로 정의했다.
연구대상 식단은 대체 지중해식, 식물기반 식단, 서구식 식단, 염증성 식단, 저탄수화물 식단이었다.
대체 지중해식(aMED)은 견과류와 채소, 올리브유, 통곡물 중심 식단이며, 식물기반식단(PDI)은 채소와 과일, 콩류와 견과류 등 식물성 비중이 높은 식단이었다.
서구식 식단(Western)은 고지방과 적색육, 정제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이었고, 염증성 식단(Inflammatory)은 가공육과 설탕, 튀김류 등 염증 유발 식품 섭취가 많은 식단이었다.
저탄수화물식단(Low-Carb)은 총 에너지 섭취에서 탄수화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지방과 단백질 비중이 높은 식단으로, 연구에서는 참가자 간 상대적 섭취 비율을 기반으로 점수가 산출됐다.
각 식단을 가장 충실히 따른 상위 20% 집단을 기준으로 대체 지중해식 식단은 만성 변비 위험을 기준 대비 약 16%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기반 식단은 위험을 약 20%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적색육과 가공식품, 정제 탄수 비중이 높은 서구식 식단은 위험을 약 22% 높였고, 튀김류와 설탕, 가공육 섭취가 많은 염증성 식단 역시 위험을 약 24%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만성 변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식이섬유 섭취량의 차이를 넘어 장내 미생물 생태 변화와 염증 반응 조절 등 ‘식단의 질’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령 증가와 함께 흔해지는 변비를 생활습관 탓으로만 치부했던 기존 통념과 달리, 장기간의 식단 패턴이 변비 발생률을 현저하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은 실생활 예방 전략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는 변비 예방뿐 아니라 중·노년층의 삶의 질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연구는 소화기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Gastroenterology』에 2025년 11월자로 게재됐으며, 논문 제목은 ‘Dietary Patterns and Long-term Risk of Chronic Constipation’이다.